일부 독자분들께서 던져주신 질문이었다.
그 답은...
2020년 말이 문제였다.
코로나로 한참 뜨거웠던 그때.
당시 상당한 규모의 인력이 동원된 TF에 끌려갔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TF라는 특성상 오전 8시 출근! 오후 20시 퇴근! 식으로 출퇴근 시간도 미리 정해놓고 근무를 했다.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그 와중에 나는 보안팀 대표 아닌 대표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했다.
TF의 특성상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내 조직을 감사해야 했다고 하면 맞은 표현일까?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독서 삼매경에 빠지다.
그때 즈음이었던것 같다.
밀리의 서재 구독권을 회사에서 지급했다.
TF 사무실에서 점심시간, 그리고 일하다가도 타이머 맞춰놓고 50분이 지나면 의도적으로 일어나 복도 산책을 했다.
산책하며 이어폰을 꽂고 책 읽어주기 기능을 활용해 책 읽기를 시작했다.
꿈을 찾고 싶었다.
아니, 답답했던 현실을 잊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잠시나마 책을 통해서 도피처를 찾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음 질문이 내 가슴에 꽂혔다.
나도 책을 읽지만 말고, 책을 쓸 수는 없는 것일까?
나도 소비하지만 말고, 생산하는 삶을 살 수는 없을까?
그 질문은 쉽게 나를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아내에게 털어놓았다. 돌아온 대답은?
그럼 써봐!
그래?
그런데 뭐에 대해서 쓰지?
고민 끝에 다다른 도착지, 인생의 첫책 주제는 "기업보안"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 내가 제일 잘하니까
- 조직에서 내 의견의 대다수는 받아들여졌지만, 그렇지 못했던 몇 가지를 책을 빌어 공유하고 재차 밀어붙이고 싶었다.
- "기술은 그냥 기본이다.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후배들에게 알리고, 미리 준비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
- 중학교때 존경하던 스승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셨었다. 자기 전공은 누구나 다 한다. 거기서 No.1이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거다. 그런데, 그 수준에서 머물면 곤란하다. 이과생은 오히려 문과 공부를, 문과생은 오히려 이과 공부를 더 해야 한다. 그래야 차별화를 시킬 수 있다. 그래야 Only One이 될 수 있다.
- 나도 부족한 부분이지만, 우리 보안 분야에 있는 동료와 후배들을 볼 때면 기술력은 정말 좋은데 그 기술력을 다른 영역을 넘나들며 접목하여 시너지를 내거나, 중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 큰 변화를 끌고 나가는 등 전략적인 부분이 아쉬워 꽃을 피우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
- 그래서 내 인생의 첫 책의 제목이 그렇게 되었다. 전략적 해커.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한 영향력.
- "기업보안"이라는 업무의 특수성을 알리고, 누군가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을 미리 알려주고 싶었다.
- 초기에는 분명히 "기업보안"의 특수성이 있음에도 보안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 대학원에서 보안을 전공해 취업전선에서 최소 10년 이상 경력은 갖고 있던 동기들조차 잘 몰랐으니 할 말 다했지.
- 아니, 지도교수님마저도 "너는 거기서 뭐 하냐? 할 게 있냐?" 하실 정도였다.
- 그럼 이제 막 학교에서 보안을 공부해 장차 이 길을 뒤따를 후배들은 더더욱 그러할 터!
- 보안솔루션 또는 보안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는 분들께도 "기업보안"을 알리고 싶었다.
- 대다수의 분들은 그렇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내 솔루션, 내 컨설팅 부분만 기업보안 담당자를 어떻게든 설득해 팔고자만 했다. 그래서 기능적인 내용 위주로만 접근을 해왔다.
- 기업보안 담당자라면 지금 눈앞의 이것 말고 이미 해당 기업에서 설계하고 운영해 오던 체계가 있어 거기에 이것을 어떻게 접목시킬지가 중요한데 그런 고민은 별로 없어 보였다. 기업보안 담당자 입장에서 이것을 가지고 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는데 그것에 대해 질문을 하면 준비가 안되어 있거나, 되어 있다고 해서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아뿔싸, 이걸 바로 어떻게 쓸 수 있다는 말이지?' 의아해 할정도로 너무 단편적인 수준의 Data만 보여주거나 추출해 주는 수준이었다. 나머지는 담당자가 알아서...
- Data에서 맥락을 파악해 Information을 얻고, 그 Information들로부터 의미를 발견해 Knowledge를 쌓고, 그러한 Knowledge를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발굴해 냄으로써 궁극의 Wisdom을 얻어야 하는 기업보안 담당자로서는 난감하다. 기업보안 담당자의 업무와 고뇌를 알고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전달해 드리고 싶었다.
- 책 발간을 계기로 기업보안 담당자들간 활발한 교류, 네트워킹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 위에서처럼 '기업보안'의 업무나 그 특수성을 잘 모르는 이유에는 '기업보안' 담당자에게도 책임이 있을 터!
- 다른 보안 업무를 하는 사람들도 그런 성향이 없지 않지만, 기업보안을 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나의 발언이 자칫 우리 기업의 취약점이나 보안 이슈를 드러내보이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많아서 서로간의 교류를 꺼리고 조심해 왔던 것이 저런 영향까지 미쳤던게 아닐까 싶었다.
- 그래서 책을 집필해 출간되면 이것을 계기로 기업보안 담당자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쪽은 이런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우리는 이런 고민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등등등...
- 밖에서의 교류와 모임도 좋고, 서로의 기업을 찾아가서 네트워킹을 해보는 것은 또 어떨까?
그래서 인생첫책을 썼다.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도 밝혔지만
종아리 근육 파열로 책을 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시니 기꺼이 '누워집필'을 했었다.
그렇게 어렵게 책을 써놓고
어느새 두번째 책을 쓰고 있다...
[Pre-프롤로그] 첫번째 책 보다 쉽지 않구나...
`23년 12월까지 두번째 책을 집필하겠습니다! 내 목표였다. 하지만 최근 블로그에 다작한 글에서도 공개했듯이 최근 한달을 다른 곳에 쏟아 붓고 말았다. 나의 의지였을까? 모르겠다. 그분의 뜻일
tedle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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