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간 내가 심취했던 마지막 주제는 "나",
바로 나 자신이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MBTI, 강점 혁명 등
다양한 나를 찾는 방법론을 살펴보며 나를 규정하고 알아가려 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계속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 질문을 곰곰히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려 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거짓말처럼 노래가삿말 같았다.
내가 너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그렇게 방황하던 중 우연히 나를 찾을 수 있는 단초를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사랑하는 가족!
늘 바쁘다는 이유로,
내가 고생해서 돈 벌어 오는데 다른 그 무엇이 필요하랴, 의 심보였는지
언제부턴가 나는 오로지 일만 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최근 한달 사이에 거짓말처럼 중요 가족 행사가 껴 있었던 것.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아내의 생일과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이었다.
1. 사랑하는 아내의 생일 이벤트!
한참 연예할때와 결혼 초기때까지는
그 누구보다 이벤트로는 자신있던 나였지만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다.
'좋았어! 정말 오랜만에 그때의 감각을 되살려 다시 해보자!'
아내 생일 이벤트 패키지는 늘 다음과 같았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연예편지 + 아내를 중심으로 한 사진 뮤직 비디오
기억을 되살리며 예전의 이벤트 패키지 자료를 찾은 후
아내의 생일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기에 서둘러 준비를 시작했지만
과거 자료를 훑어 보다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이렇게나 열심히 준비 했었나?'
그때도 이벤트 준비를 하며 수도없이 만들고 재생해보고 다듬고 만들고 재생해보고... 를
무한반복했었으니 기억할만도 한데 모든 것이 새록새록했고 추억이었다.
시간이 없었으니 다시 정신차리고 미친듯이 올해 생일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하여
오랜만에 연예편지를 쓰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눈물도 나고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렇게 이벤트 패키지를 풀리 가득한 종합 선물 세트를 생일 당일 오후에서야 겨우 마치고
전날 미리 주문해놨던 주문형 케익을 픽업하고, 다이소에 가서 풍선과 반짝 조명을 급조하여
집에 돌아와 미친듯이 세팅을 했다. 흥분됐다. 아드레날린이 미친듯이 쏟아져 내렸다.
더 이상 내가 아니였다. 몰입 그 자체의 상태. 나는 없었다. 무아지경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그렇게 준비한 이벤트를 아내에게 선사했다!
사랑하는 아내가 연예편지 영상을 보다 말고 울었다. 눈물을 훔쳤다.
'역시 내 실력, 여전하네~' 라는 생각도 잠시.
그냥 그런 아내를 보며 고맙고 미안했다.
이 이벤트가 성공하는데 생일 전날부터 함께 작전을 짰던 우리 딸래미의 도움이 아주 컸다.
물론 중간에 예상치 못한 딸래미의 도발에 크나큰 위기가 닥쳤지만 고맙게도 딸래미 스스로 극복해 주었다.
그래, 우리의 팀웍은 정말 완벽했다!
다만 모든 이벤트를 마치고 스크린과 홈오디오 시스템을 종료하며 정리하려던 찰라에 던진
우리 딸래미의 멘트에 모두가 빵터졌다.
"아빠! 그런데 왜 내 생일때는 오늘 엄마 생일처럼 안해줘~"
나 지금 숙제가 하나 더 생긴건가?
2. 사랑하는 부모님 결혼 기념일 동행!
어려서부터 친척 집에 방문하면 서둘러 돌아와 우리 집이 최고라시던 부모님,
누군가가 우리 집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영 불편해 하시던 부모님 덕분에
나도 그런 줄 알았지만 결혼 후 나는 그렇제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었다.
부모님의 이런 모습은 결혼 후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아들 집에 방문하신 부모님은 단 하루라도 우리집에서 잠을 자는 것에 손사래를 치시고
나는 바쁘다는 이유로 부모님을 자주 뵈러 못가다보니 자연스레 1년에 두번만 보게 되었다.
바로 구정 연휴와 추석 연휴.
그마저도 코로나 이후 유난히 걱정이 많으신 어머니 덕분에
우리 가족은 좀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평소에는 잘 몰랐지만, 난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심히 불편했었던 것 같다.
아니, 나는 부모님을 더 자주 뵙고 싶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리웠다, 부모님이. 왜일까?
부모님으로부터 넘치는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내가 존재하도록, 지금의 나를 만드는데 큰 영향을 주신 분들이기에.
그런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이 다가오기에 아내에게 '혼자' 다녀오겠다는 허락을 받고
3박 4일 일정으로 부모님 댁으로 향했다. 너무 반가웠다.
너무 오랜만이었지만 늘 보던 사람들처럼 지냈다.
많은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우고
부모님께서 일구어 놓으신 결과물들을 모시고 같이 둘러보기도 했다.
특별한 저녁을 사드리고 싶었다. 무엇을 먹을까?
부모님 댁 인근으로 유명 맛집을 찾고 또 찾다가 문득 "킹크랩"에 꽂힌 나.
검색할때 가격은 생각도 안했고 보지도 못했던건 안비밀!
그렇게 부모님을 모시고 가 어항에서 살아있는 킹크랩을 골라
저울에 달린 녀석을 보며 셰프아저씨께서 부른 가격에
어머니는 소리치며 기겁을 하셨고 나는 마음속으로만 놀래고
태연한 척 "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아주 잠시 너무 비싼데, 했지만
이내 주님의 뜻이라 생각하며 인도해주시는 길을 따르기로 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먹기좋게 손질되어 맛갈나게 차려진 킹크랩 밥상 앞에
우리 모두는 입이 떡 벌어졌고 이내 순식간에 배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배보다 마음이 너무나 차고 넘쳤다.
부모님께서 너무 흡족해 하셨고 저녁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감사했다, 이 모든 것들이.
하루는 종일 데이트 코스를 짜고서
아침 일찍부터 빨리 나가자고 부모님을 재촉했다.
대규모의 이색 카페에 들려 구석구석 구경도 하고
맛난 커피에 빵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며 누웠다 앉았다...
다음은 6~70년대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박물관으로 모셨다.
워낙에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던 분들이라서 긴가민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 모두 '이거이거...', '저거저거....'하며
옛 추억을 소환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느라 시간가는줄도 몰랐고
계획했던 교복입고 옛 교실에서 사진찍기 놀이를 할 때는
이미 교복을 입을 때부터 두분은 잔뜩 신나 계셨다.
결과적으로 1시간이 훌쩍 넘게 시간을 보내 점심 시간이 늦어버렸다.
구경 참 잘했다며 점심을 위해 방문한 인근의 두부 전골 맛집은
킹크랩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고 맛있는 맛을 선사해 또 행복했다.
그렇게 맛난 점심을 먹었으니 소화를 시키러 가자며,
정말 나름 도전적(?)으로 준비하며 모험했던 콰트로박스 박스에서는
시시해 하시고, 지루해 하시고, 돈이 아깝다 하실 줄 알았던 부모님은 찾을래야 찾을 수 없었고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그 모든 것을 온몸으로 체험해 보려고 분주한 부모님을 뵈며
2~30년 전의 부모님이 떠올랐고 덕분에 잠시 나도 20대로 돌아간듯한 착각에 빠졌다.
이렇게 분주한 시간들을 보낸 후 인근의 이색 도서관 카페에 들려 잠시 차분함을 채운 후
메드포갈릭에 들려 맛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모두가 오늘 하루 참 알차게 보냈다며 이야기 꽃을 피우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그래, 바로 이게 나였다.
이게 나다.
※ 썸네일 이미지 출처 : Nicole Michalou 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577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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