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몰입'의 저자인 미국의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그의 저서와 아래 TED 영상을 통해서도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에 대해 묻는다. 그는 돈만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며, "몰입" 상태를 일으키는 활동들을 통해 즐거움을 찾고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그는 도전 수준(Challenge Level)과 능력 수준(Skill Level)을 기준으로 몰입, 그리고 몰입에 가까운 각성(Arousal)과 통제(Control)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가 측정한 두 가지는 그 순간 사람들이 경험하는 도전 수준과 그때 본인이 생각하는 능력 수준입니다.
각각의 사람들에 대해 평균을 낼 수 있는데, 그래프의 중앙 지점이 평균입니다. 평균은 여러분의 도전성과 능력의 평균 수준이 되는데, 이건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중앙에 있는 지점이 여러분의 기준점이 되는 것이죠. 기준점이 어느 정도인지 알면, 우리는 꽤 정확하게 여러분이 몰입에 빠지는 시점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바로 도전 수준과 능력 수준이 평균보다 높은 시점입니다.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과 매우 다른 일을 하고 있겠지만, 모든 사람에게 저기에 있는 몰입(Flow)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을 때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피아노 연주, 친구와 함께 있는 것, 어쩌면 일을 할 때일 수도 있겠죠. 몰입에서 다른 영역으로 옮겨가면 긍정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각성(Arousal)도 여러분의 도전 수준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비록 여러분의 능력이 필요한만큼 높지는 않지만 조금 더 능력을 개발함으로써 꽤 쉽게 몰입 상태로 들어갈 수 있는 희망이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몰입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사람들은 능력을 신장시키게 됩니다.
통제(Control)도 괜찮은 영역입니다. 편안하게는 느끼지만, 더 이상 도전적이지 않아 흥미가 떨어집니다. 통제로부터 몰입으로 들어가길 원한다면, 도전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저 두 가지가 몰입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이상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영역입니다.
Ted LEE의 몰입 : 서남아 지역 총괄의 초대 보안 주재원 시절
※ 이하 내용은 인생첫책 "전략적 해커" 일부 인용, 같은 내용으로 당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임직원TED 강의를 진행
누군가 나에게 몰입의 시점을 묻는다면, 어렵지 않게 삼성전자의 서남아 지역 총괄 시절을 가장 먼저 말할 것이다. 나는 파견 전년도에 진행된 경영진단의 후속 조치로 향후 서남아 지역이 IT의 주요 거점이 될 테니 보안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당 지역 총괄의 초대 보안 주재원으로서 파견되어 조직 구축을 비롯한 보안체계 ABC를 마련해야 했다.
브라질에서 날아온 비보!
그렇게 파견된 후, 약 1년이 지난 시점 즈음에 이미 언론을 통해서도 알려진바와 같이 브라질 법인에서는 물류 차량 탈취 강도, 생산법인 무장강도 등으로 인하여 어려움이 많았다.
브라질 삼성전자 공장, 떼강도에…365억 털렸다
브라질의 삼성전자 생산공장에 무장강도 20여 명이 침입해 트럭 7대분의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백미선 기잡니다.[리포트] 검은 모자
www.ichannela.com
나에게도 날아온 비보!
그런데 왠걸?!
그즈음 내가 파견 나가 있던 서남아 지역에서도 물류 차량에 대한 강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더니 급기야 물류창고를 파괴해서 훔쳐 가는 사례 등이 연달아 발생하기 시작했다. 해당 사안은 당시 별도의 주재원 이하 담당 부서에서 대응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사태가 예사롭지 않게 전개되자 당시 총괄 사장님께서 나를 직접 자리로 호출하셨다.
현재 기업 보안팀의 직접적인 업무 R&R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어찌 되었든 큰 틀에서는 보안을 했던 사람으로서
최근 일련의 물류 시설에 가해진 사건들을 한번 들여다봐 주세요.
믿고 맡겨 주신 총괄장님 때문에 "알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자리로 돌아오기는 했지만, 솔직히 난감했다. 시스템 및 네트워크 보안을 석사 전공한 후 다양한 필드 경험과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서 보안 기획, 진단, 포렌식, 사고조사, 물리보안, 보안 교육 등으로 업무 영역을 넓히며 전문성을 키워 오기는 했지만 이번에 새롭게 떨어진 숙제는 또 다른 영역이었다.
능력 수준과 도전 수준을 높이자!
고심 끝에 필자는 우리 인도 현지 기업 보안 동료들과 함께 즉시 대응 TF를 구성하여 물류창고 보안에 대한 관련 표준이 있는지부터 시작하여 체크리스트 등 관련된 자료를 모두 수집하고 분석하며 우리 회사, 우리 지역 총괄의 특성에 맞는 내용을 선별하고 추가하고 보완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물류창고 보안 진단을 위한 체크리스트 등에 대한 초안이 마련되자마자 우리는 인근에서 사고를 겪었던 몇 개 창고를 샘플로 삼아 직접 현장에 방문하여 우리가 준비한 부분에서 부족한 건 없는지, 놓친 부분은 없는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돌아와 최종 진단 방안을 가지고서 총괄 사장님을 찾아갔다.
"총괄님, 이러한 전략과 방법으로 인도 전역에 흩어져 있는 물류창고 전체를 진단하고 돌아와 대책을 보고 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자 전체는 무리가 있으니 X개 수준으로 선별해서 진행해 보자고 피드백을 주셨다.
우리는 나름의 논리로 우선순위를 매긴 기준을 바탕으로 즉시 출발하겠으며, 진단이 모두 끝날 때까지는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총괄장께서는 다소 당황스럽고 & 놀라워하시는 반응과 함께 "정말 괜찮겠어요?" 하며 단 한 번의 확인 후 우리를 믿고 보내셨다.
답은 현장에 있다!
그렇게 우리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진단 체크리스트와 노트북, 창고 목록, 여행 가방을 들고서 비행기를 타고, 택시를 타고, 오토릭샤를 타고, 렌터카를 타고 사무실도 집에도 돌아오지 않은 채 한 달을 꼬박 인도 전역을 누비고 돌아다녔다.
운이 좋게도 일부는 인도하면 모두가 아는 명소, 현지인들이 뽑는 최고의 신혼여행지 등에 진단 대상 창고가 있기도 했지만, 우리 인도 현지 친구들마저도 혀를 내두르며 거기까지 꼭 가야겠냐고 반문할 정도의 오지와 우범지역도 있었다. 그럴때면 예외는 없다며 서로를 격려하여 전체 일정을 소화하고 무사히 집으로, 사무실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얻은 소득 중 한 가지는 우리가 마련한 창고 보안 체크리스트가 인도에서는 불가능한, 너무나도 이상적인 수준을 그리고 있어서인지 다들 진단 결과 점수가 형편이 없었다. 시간이 갈수록 나중에 개선 대책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을 던져가다 자포자기할 즈음 OO 인근에 있던 글로벌 물류회사 창고 한곳을 방문한 순간 한 줄기 빛을 볼 수 있었다.
놀랍게 인도에도 그런 기준을 충족시키는 창고가 있었던 것!
맞다! 가능했다!
우리는 해당 창고를 모범 사례로 삼기 위해서 남은 창고 진단 일정을 다소 미루고서라도 그곳을 철저히 분석하고, 우리의 진단 내용을 추가로 보완하여 다른 창고 점검 및 진단 대책 보고서의 권고 내용으로도 반영했다.
결과 보고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러 사무실로 복귀한 바로 다음 날, 총괄님께 보고를 드렸다.
결과는?
이놈 정말 뭐 하는 놈이지?
정말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오로지 현지인들하고만 인도 전역을 돌아다니다 왔네? 신기한 녀석일세!
이라는 시선으로 잠시 바라보시다 본래 담당하고 있던 부서 인력들에게 어떤 방향과 방법으로 개선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최종 진단 결과도 공유해 주라고 하셨다. 그 내용은 이후에 당시 관련된 여타의 다른 지역 총괄 및 조직으로도 모범 사례로 공유, 전파되었다.
결론
나는 이때의 경험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잘난 나 혼자 다했다? NO! NEVER! IMPOSSIBLE!
이번 이슈가 발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신뢰를 바탕으로 비전을 함께 하는 동료가 있었다. 즉 우리가 해낸 것이다!
학교 졸업과 동시에 배움은 끝이다? NO! NEVER! IMPOSSIBLE!
배움에는 끝이 없다!
거기에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가지고 꾸준히 주어진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경험을 차곡 차곡 쌓아 나가다 보면, 어느새 주변에 나누어 줄 것이 많은 나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끝없는 학습을 통해서 도전 수준을 높여온 여정이 바로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말한 몰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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